"내수 부진해 금리 인하 필요"…2주 뒤 머쓱해진 금통위원 [강진규의 BOK워치]

입력 2024-04-30 16:15   수정 2024-04-30 16:27

"내수부진의 고착화를 방지하고 차입부문의 누적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정상화의 필요성이 높아졌다."(A 금융통화위원)

"최근 내수 부진으로 국민들의 체감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B 금융통화위원)

"내수와 수출 부문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C 금융통화위원)

한국은행이 30일 공개한 지난 4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는 내수 부진을 전제로 한 의견 교환이 다수 이뤄졌다. A위원은 금리 정상화(인하)의 필요성까지 언급하면서 내수 부진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내놨다. 3개월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한 명의 위원으로 추정된다.

다른 위원들도 온도차는 있었지만 내수 부진에 따른 영향에 집중한 경우가 많았다. B위원은 내수 부진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긴축 지속 위험과 완화 위험이 모두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물가가 높으면 안정을 위해 고금리를 이어가야하지만 내수가 부진하면 금리를 내릴 이유가 생긴다.

하지만 이 회의가 열린 후 2주가 채 되지 않은 지난 25일 1분기 GDP가 발표되자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부진 우려와 달리 내수가 깜짝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1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1.3% 성장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0.7%포인트를 내수가 기여했다.

내수 부진 우려를 근거로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제시했던 금통위원의 입장이 '머쓱'해진 셈이다. 일각에선 잘못된 경기 판단으로 금리를 내리려 한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한은 관계자는 "회의 당일까지 입수된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금통위원의 판단이 틀렸다고 보는 것은 가혹하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가 열린 12일과 GDP가 발표된 25일 사이에는 서비스 부문의 자료가 추가됐다. 서비스 소비, 서비스 수출입 등이다. 정부 자료도 막판에야 수집됐다. 한은 관계자는 "GDP는 발표 직전까지 최대한 자료를 수집한 후 보고서를 만든다"며 "1~2주 전에 미리 숫자를 보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1분기 GDP가 서프라이즈로 나타난 배경에 대해선 좀 더 심도있는 분석에 돌입한 상태다. 조사국은 분석을 마치는대로 금통위에 내용을 보고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 GDP 실적과 원인 분석 내용은 오는 23일 수정 경제전망에 반영될 전망이다. 당초 2.1%로 제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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